이의춘 교수, 음악의 큰 길을 개척하다

강현정 승인 2024.11.05 12:40 | 최종 수정 2024.11.06 14:35 의견 0

오늘은 이태리와 한국 그리고 캐나다에 걸쳐서 음악의 길을 걷고 계시는 이의춘 교수님을 인터뷰하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현재 캐나다에 계시기에 잠시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이교수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나누겠습니다.

Q: 이의춘 교수님, 오늘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먼저, 음악의 여정이 시작된 그 순간으로 돌아가 볼까요? 독일 유학을 계획하셨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당시의 상황과 마음가짐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A: 그 순간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독일로 갈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인생이란 참 예측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졸업을 앞둔 어느 날, 갑자기 마음속에서 이태리로 가야 한다는 강한 직감이 들었어요. 마치 운명의 손길이 저를 이끄는 것 같았죠.

그때 저는 이미 독일어를 공부하고 있었고, 독일 유학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제 가슴속에서 울려퍼지는 벨칸토의 선율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주변 분들 가운데서 오히려 이태리로의 길을 격려하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제 심장의 소리를 따르며 이태리로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Q: 이태리의 페자로 로시니 국립음악원에서 수학하셨는데, 그 때의 첫 감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A: 사실 이태리로의 발걸음에는 두려움도 가득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음악에 대한 열정이 저를 이끈 것 같습니다. 이태리 페자로 로시니 국립음악원의 문을 두드릴 때, 제 손은 떨리고 있었지만 동시에 가슴은 뜨거웠습니다. 그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 마치 오페라의 서막이 울려퍼지는 것 같았어요. 제 인생의 새로운 악장이 시작되는 걸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결정이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어요. 이태리에서의 경험들, 그곳에서 만난 스승님들과 동료들, 그리고 이태리 문화 속에서 배운 음악에 대한 열정... 이 모든 것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Q: 그리고 이태리에서의 생활은 어떠셨나요? 그곳에서의 경험이 교수님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궁금합니다.

A: 이태리에서의 매 순간이 음악이었어요. 아침에 울리는 성당의 종소리부터 밤하늘의 별빛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거대한 교향곡 같았죠. 좁은 골목길을 걸으며 들리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카페에서 들려오는 에스프레소 머신 소리, 그리고 광장에서 울려퍼지는 거리 음악가들의 연주... 이 모든 것들이 제게는 음악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단순히 성악 기술을 배운 게 아니라, 삶을 노래하는 법을 배웠어요. 이태리 사람들의 열정적인 삶의 방식, 음악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 이 모든 것들이 제 영혼 깊숙이 스며들었습니다. 매 순간이 영감으로 가득 찼고, 그 영감들이 제 안에서 음악으로 피어났어요. 특히 제 스승님들로부터 "음악은 기술이 아니라 영혼의 표현"이라는 그 가르침은 지금도 제 음악 인생의 나침반이 되고 있습니다.


Q: 와, 정말 감동적입니다. 그런데 교수님, 사모님과의 운명적인 만남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그 이야기를 들려주시겠어요?

A: 아, 그 순간은 제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아리아였죠. 솔직히 그녀의 피아노 연주를 들었을 때, 마치 제 영혼의 반쪽을 찾은 것 같았습니다. 어느 날 성악을 가르치던 중 제자와 함께 들어오는 한 자매를 보았습니다. 별 관심없이 강습이 진행 되던 중, 저도 모르게 자꾸 피아노 연주자 자매의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음률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피아노가 아닌 그 자매의 존재에 마음이 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인생의 악보에 예상치 못한 변주가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 그 자매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굳어지고 데이트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만남은 시간이 흐를수록 단풍의 계절처럼 더욱 깊어져 갔고, 마침내 인생이라는 큰 무대를 함께 연주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마치 오랜 시간 준비해 온 교향곡의 대미를 장식하듯 결혼에 골인한 뒤 함께 이태리로 출발했었습니다.

Q: 정말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네요. 그렇게 음악으로 맺어진 인연이 지금까지 함께 삶을 가꾸시고 공연도 함께 하시다니 너무 감동입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오신 뒤, 대구 카톨릭대에서 교수로 활동하셨는데, 그때의 경험은 어떠셨나요?

A: 대구 카톨릭대에서의 시간은 제 인생의 가장 풍성한 교향악 시기였어요. 전국의 음대에서 모여든 열정 넘치는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매일이 축복이었죠. 그들의 눈빛에서 음악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열정을 볼 수 있었어요. 그것은 제게 큰 자극이 되었고, 더 나은 교육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제자들이 국제 콩쿨에서 100회 이상 입상했을 때의 그 기쁨입니다. 그 순간의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마치 제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가 세계 무대에서 기립 박수를 받는 것 같았죠. 그들의 성공이 곧 제 성공이었고,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 제게는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책임감도 컸어요. 학생들의 미래가 제 손에 달려있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죠. 매 수업마다 최선을 다했고, 학생 한 명 한 명의 재능을 꽃피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 역시 많이 성장했어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Q: 제자들의 성공을 위해 달려오신 교수님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현재는 밴쿠버에 계신다고 들었는데, 그곳에서의 생활은 어떠신가요?

A: 네, 벌써 2024년이 되었네요. 실은 오늘도 밴쿠버에서 새로운 악장을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삶은 마치 새로운 교향곡을 작곡하는 것 같아요. 매일 아침 발성 연습으로 하루를 시작하는데, 이는 마치 새벽을 깨우는 첫 새소리 같아요. 창밖으로 보이는 록키 산맥의 웅장한 모습은 제게 끊임없는 영감을 줍니다.

특히, UBC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제 딸 소담이 또한 음악의 길을 걷고 있는데, 그에게 음악을 전수하고 또한 UBC 음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는 마치 새로운 대륙에 음악의 씨앗을 뿌리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과 함께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고 도전적이에요. 그들의 다양한 시각과 해석을 통해 저 역시 새로운 음악적 지평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이곳 밴쿠버의 자연과 문화는 제 음악에 새로운 색채를 더해주고 있어요. 때로는 고국이 그립기도 하지만, 이곳에서의 경험이 제 음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고 믿습니다. 마치 다양한 악기들이 모여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이루듯, 저의 한국적 정서와 이곳의 다문화적 환경이 조화를 이뤄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는 거죠.

Q: 정말 아름다운 비유입니다. 앞으로의 꿈이나 계획에 대해 더 자세히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A: 제 꿈은 캐나다에 성악과 오페라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성악을 사랑하고, 노래를 통해 자신의 영혼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특히 한국의 아름다운 가곡들을 캐나다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정서가 담긴 노래들이 이곳에서도 울려 퍼질 수 있기를 바라요. 그래서 지금 계획하고 있는 아름다운 오페라 무대 위에서 아름다운 선율이 감동으로 넘칠 것이라 믿습니다.

Q: 마지막으로 현재 크리스마스 음악회 등을 개최하고 계시는 데, 앞으로의 교회 음악을 향한 마지막 비전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제게 가장 큰 소망은 크리스천 찬양을 통해 하나님을 마음껏 찬양하는 이들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제자들과 함께 멋진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고 싶구요. 저는 음악이 단순한 예술을 넘어 하나님과 소통하는 강력한 도구라고 믿습니다. 찬양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신앙을 깊이 표현하고, 동시에 음악적 재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장한 이들과 함께 오페라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적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Q: 정말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그 일을 위해서 현재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A: 현재 교회 성가대는 물론이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음악을 통해 신앙을 표현하는 방법도 함께 가르치고 있죠. 또한, 크리스천 오페라 작품을 구상 중이에요. 언젠가 제 제자들과 함께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날을 꿈꾸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 꿈을 통해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제 꿈의 궁극적인 목표는 음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그분을 찬양하는 기쁨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오페라라는 종합 예술을 통해 신앙의 메시지를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전달하고 싶어요. 이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에 감동과 치유, 그리고 희망을 전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이렇게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음악에 대한 사랑과 하나님께서 아직까지도 그 여정에 함께 하심을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저도 교수님께서 선물해 주신 CD와 추천해 주신 음악들을 열심히 들어 보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앞으로 캐나다에서도 아름다운 발걸음을 계속 진행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다음에 또 뵙고 또 다른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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