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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3 02:48 | 최종 수정 2024.12.2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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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희망의 불씨는 이곳 캐나다 밴쿠버 근처의 써리 지역에서도 타오르고 있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써리 지역은 한 때 홈리스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이 삭막한 거리에 2007년부터 작은 희망의 씨앗이 뿌려졌다. 즉 리빙스톤 크리스천 펠로우십의 시작이었다. 지금은 이전 교회의 바로 길건너 편에 새롭게 위치를 바꿔 뉴리빙스톤 펠로우십(NLCF)으로 명명한 뒤 계속 같은 사역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이 홈리스 및 구제 사역을 담당하는 육근대 목사와 그의 아내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이 척박한 땅에서 사랑의 공동체를 일구어 나갔다.
육 목사는 교회의 모토를 베드로전서 2장 5절 즉 "여러분도 살아있는 돌과 같이 영적인 집으로 세워져 가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거룩한 제사장이 되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영적 제사를 드리게 됩니다"라는 말씀이 곧 사역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매주 토요일과 주일, NLCF의 문은 모든 이에게 활짝 열린다. 오후 12시, 예배가 시작되면 캐나다인과 한국인 그리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하나님을 찬양한다. 이어지는 친교 시간은 마치 천국의 잔치를 미리 맛보는 듯하다. 국적과 인종을 초월한 사랑의 교제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NLCF의 사역은 교회 울타리를 넘어 지역 사회 곳곳으로 퍼져나간다.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과 이민자 자녀들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는 교육 지원 프로그램, 거리의 홈리스들에게 따뜻한 식사와 옷가지를 전하는 봉사활동 등 그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그리고 2024년 12월 21일, NLCF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다. 이 날의 모습은 마치 작은 지구촌을 보는 듯했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밴쿠버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자리였다. 찬양과 음악이 어우러져 하나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면서 축제는 이어졌고 그 후에는 따끈한 만찬의 시간이 뒤 이어졌다.
그러나 NLCF의 사랑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파티가 끝난 후, 도우미들의 손길로 미리 준비된 도시락을 가지고 거리의 홈리스들에게 전달하기로 한 것이다. 추운 겨울밤, 따뜻한 음식과 함께 전해질 그리스도의 사랑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육 목사는 말한다. "우리는 그저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작은 도구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섬김이 모여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의 말처럼 NLCF의 구성원들은 주중에는 각자의 일터에서, 주말에는 교회에서 끊임없이 섬기며 살아간다. 그들에게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정체성은 삶의 원동력이자, 기쁨의 원천이라는 증거이다.
내일은 크리스마스 주일이다. NLCF는 또다시 분주한 하루를 맞이할 것이다. 예배를 준비하고, 식사를 나누고, 또 누군가에게 도시락을 전하러 나갈 것이다. 그들의 헌신과 사랑이 써리 지역을 넘어 더 멀리, 더 널리 퍼져나가기를 소망해본다.
NLCF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작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이웃을 향한 작은 관심과 사랑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그들의 믿음이, 오늘 우리의 마음에도 작은 불씨로 피어오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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