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 여전히 차가운 바람이 불었던 2008년 2월, 코퀴틀람의 조용한 거리에 작은 불씨 하나가 피어올랐다. 그것이 바로 '밴쿠버 호산나 한인교회'의 탄생이었다. 담임 목회자인 이진우 목사의 뜨거운 열정과 깊은 영성으로 시작된 이 교회는 마치 겨자씨와 같이 작게 시작되었지만, 지난 16년간 하나님의 은혜로 꾸준히 성장해 오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좋은 군사들은 자기 죄와 싸우고 옛사람과 싸우며, 이웃을 깨우고,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삶을 통해서 늘 깨어 기도하며 영적전쟁을 준비하자"는 내용을 가진 교회의 비전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이 교회의 DNA로 자리 잡았다. 특히 매주 울려 퍼지는 복음 중심의 설교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찬양은 성도들의 영혼을 울리며, 그들을 영적 전쟁의 최전선에 서게하고 있다.
이 교회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가족' 같은 분위기다. 주일 예배를 중심으로 성도들은 사랑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기쁨은 두배로 나누고 슬픔은 함께 짊어지고자 노력한다. 이는 단순한 친목을 넘어, 진정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이다.
특히 차세대를 위한 교회의 노력은 대단하다. 주일학교와 청년부를 위해 밤늦게까지 기도하는 중진 멤버들, 자신의 시간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교사들, 그리고 젊은이들의 고민을 진심으로 들어주는 목회자의 모습은 마치 초대교회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그리고 2024년 12월 21일, 교회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순간을 그려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밴쿠버 다운타운의 헤이스팅스 거리로 향한 것이다. 이 거리는 밴쿠버의 가장 어두운 곳 중 하나로, 수많은 홈리스와 마약 중독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32명의 성도들은 따뜻한 마음과 사랑의 손길을 가지고 이곳으로 향했다. 그들의 손에는 정성껏 준비한 음식과 다양한 의약품, 그리고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가득 들려 있었다.
헤이스팅스 거리에 도착한 성도들은 기도에 이어서 곧바로 찬양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의 멜로디가 차가운 거리를 울렸을 때, 주변의 많은 홈리스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이어서 이진우 목사의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가 이어졌다. "여러분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는 말에 홈리스는 물론이고 봉사자들의 가슴마저 눈물을 머금게 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봉사는 늦은 시간까지 계속되었다. 의료팀은 의료품으로 빠른 처치와 함께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했고, 급식팀은 끊임없이 국수 등 음식을 나누어 주었다. 또한 추위에 떨고 있는 노숙자들에게는 목도리와 코트를 둘러주고, 발에 동상이 있는 이에게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달려가 치료를 해 주었다. 아마도 그 순간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라는 구절이 생생하게 떠오른 모습과도 같았다.
이 날 “헤이스팅스 마약 중독자 선교”에 나선 이들에게는 하나님의 사랑을 이 땅에 구현하는 거룩한 사명을 깨닫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성도들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모두 가슴이 벅차 올랐으며, 그들은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러 갔지만, 오히려 더 큰 사랑을 경험하고 돌아왔다고 느꼈다.
밴쿠버 호산나 한인교회는 앞으로도 이러한 사랑의 실천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정기적인 봉사활동은 물론,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리더십 양성에도 힘을 쏟으며, 청소년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에 이진우 목사는, "우리 교회는 단순한 종교 기관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이 땅에 구현하는 살아있는 유기체입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이 땅의 빛과 소금이 되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던지는 그의 말에서, '밴쿠버 호산나 한인교회'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이들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며,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워갈 것임을 믿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그들의 여정이 주변의 다른 크리스천들에게도 도전과 영감을 주고 있음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밴쿠버 호산나 한인교회에서 시작된 사랑의 불씨가, 앞으로 그 지역은 물론이고 어떻게 더 넓은 세상을 밝힐지 기대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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