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의 거리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화려한 고층 빌딩과 아름다운 자연 경관 뒤에 숨겨진 어두운 현실이 있다. 바로 스트릿 피플들의 삶이다. 밴쿠버 시내의 헤이스팅스 거리와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써리(Surrey)시의 월리 지역은 이들의 주요 집결지다. 마약 중독, 알코올 중독, 에이즈, 암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이들은 대부분 삶을 포기한 채 거리에서 생활한다. 사회는 이들을 창녀, 부랑자, 홈리스라 부르며 외면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바로 '회복의집 길거리교회'와 그 교회를 이끄는 최이스라엘 목사의 등장이다. 2000년 6월, 최 목사는 기도 중 "거리를 방황하는 잃어버린 나의 자녀들을 돌아오게 하라"는 음성을 듣고 스트릿 피플들을 위한 사역을 시작했다.
최 목사의 사역은 단순한 구제 활동이 아니었다. 그는 스트릿 피플들과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되어 함께 하나님을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했다. 거리에서 드리는 예배를 통해 소외된 이들이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되기를 기다렸다. 특히 써리의 월리 지역은 최 목사의 주요 사역지다. 2003년 Surrey시가 이 지역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2005년 경찰력을 대폭 증원했음에도 불구하고 2015년부터는 이곳에 대규모 노숙자 텐트촌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최 목사는 이들을 포기하지않고 꾸준히 그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밀었다.
최 목사에게는 비전이 있다. 그는 주님 안에서 거듭난 스트릿 피플들을 선교사로 양성하여 북미주 원주민 지역, 미전도 종족 그리고 복음이 시들어가는 나라들로 파송하는 꿈을 꾸고 있다. 아직도 그 꿈은 진행형이며 지금은 주변 사람들의 마음마저 움직이는 중이다.
이러한 회복의집 길거리교회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것은 바로 모든 인간은 존엄하며, 누구나 두번째 기회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최 목사와 그의 동역자들의 노력은 스트릿 피플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을 제시하고,우리 사회에 사랑과 연민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사역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떻게 더 포용적이고 은혜와 사랑이 가득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하면 가장 취약한 이웃들을 돕고 그들의 존엄성을 회복시킬 수 있을까?
이러한 면에서 최 목사와 회복의집 길거리교회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본다. 한 사람의 비전과 헌신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사랑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포기하지 않는 사랑, 끊임없는 희생, 그리고 모든 이를 향한 무조건적인 수용의 존재를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상기시켜 주고 있다.
12월의 차가운 바람과 비가 매섭게 내리는 지금, 그는 자신의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폭우와 폭설이 내리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거리로 나가 찬양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의무가 아닌, 그의 삶 그 자체다. 이제 그의 찬양 사역은 밴쿠버를 넘어 캐나다 전역, 미국, 그리고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기회가 주어지면 어디든 달려가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고, 찬양으로 거리를 채우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노환으로 고생하시는 어머님을 위해 한국에서의 정기적인 길거리 찬양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그가 꿈꾸는 선교사의 모습이 있는데, 이는 세상의 어떤 장벽도 넘어설 수 있는 강인함을 지니는 것이다.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디서나 잘 수 있으며, 어떤 음식이든 먹을 수 있는 적응력. 언어의 장벽 또한 넘어서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직 성경한 권으로 주님의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열정이라고 한다. 솔직히 이는 단순한 선교사의 모습을 넘어, 진정한 '복음의 전사'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
써리의 작은 거리에서 시작된 이 불꽃은 이제 세상을 밝히는 큰 빛으로 자라나고 있다. 그와 회복의집 길거리교회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과 희생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그들의 헌신이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길, 그리고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이 사랑의 릴레이에 동참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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