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던 한 청년이 어느 날 하나님의 부르심에 ‘Yes’로 응답한 후 하나님의 길을 걷게 된 한 선교사를 만나보았습니다. 비전 트립으로 방문했던 필리핀 마닐라의 구석에 있는 한 빈민가에서, 그 이후 여러 종족 마을에서, 그리고 온라인 강의실에서 오늘도 ‘함께하는 선교’를 만들어 가고 있는 <이명재 선교사>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정치, 경제의 중심지인 루손섬의 마닐라와 민다나오 산티아고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명재 선교사


▶안녕하세요. 조금 전 저쪽에서 언뜻 보았을 때보다 얼굴이 더 많이 타셨네요. 어떻게 이 뜨거운 열대 지역에서 선교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특별한 소명을 받고 자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 20대 초반까지는 일반 사회에 속해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다른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직장 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평생을 믿음의 길을 걸어오신 아버님께서 필리핀에서 진행되는 한 선교 훈련을 권하셨고 그리고 저는 순종하는 마음으로 그 길에 올라섰던 기억이 나네요.

그 훈련에 참여하여 정탐 훈련 등을 받던 중에 하나님께서 던지신 질문에 많은 고민을 하셨습니다. 그 질문은 바로 “너는 선교사를 돕는 자로 살아갈 수 있겠느냐?” 였습니다. 저는 그 뒤로, 깊은 확신 속에서 “YES”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응답 이후, 하나님께서는 여러가지 모양으로 제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셨습니다. 선교 훈련은 물론이고 다양한 선교적 상황 속으로 저를 몰아 넣으셨고, 다양한 선교사님들을 일상을 제 삶 속에서 만나게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고, 그 과정이 저를 오늘날 서있는 바로 이 자리로 이끌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스토리가 있었네요. 요즘도 매월 큰 훈련 등을 담당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는 어떤 사역들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계신가요?

현재는 브링업 인터내셔널(BringUp International) 필리핀 본부장으로, 여러 현지 사역들을 총괄하며 다른 팀원들과 함께 사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크게는 세 가지 축으로 사역이 진행되고 있는데, 첫째는 마닐라 바세코 빈민 사역입니다. 이곳에서는 유치원, 기술학교, 장학 지원, 피딩(급식), 교회, 의료 사역, 긴급 구호, 훈련 프로그램, 청소년 캠프 등 다양한 형태로 사역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은 극심한 빈곤과 환경적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기에 매우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한 곳이지요.

둘째는 민다나오 산티아고 지역의 종족 사역입니다. 이곳은 선교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지역으로, 저희는 유치원과 초등학교,교회, 교회개척 성경학교 등을 세워 말씀 중심의 공동체를 이루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그 외 대형 캠프와 여러 선교 훈련을 통해 다음 세대를 세우는 일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셋째는 ZOOM을 활용한 온라인 선교 교육입니다. 여기서는 종교개혁사, 19세기 선교운동, 한국 선교 역사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선교에 관심 있는 분들과 지식을 나누고 있습니다.

현지사역과 온라인 사역을 통해서 선교지를 확장하고 있는 중


그 모든 사역을 소수의 팀원들과 함께 감당한다는 것이 놀라울 뿐입니다. 혹시 그간 사역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저희가 맡고 있는 모든 사역이 중요한데,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도 청소년·청년 캠프 사역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이 사역은 단지 프로그램이 아니라, 예배의 현장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자신의 삶에 비전을 발견하는 자리입니다. 캠프를 통해 하나님의 자녀로서 정체성을 회복하고, 공동체 안에서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는 모습은 늘 저에게 감동을 줍니다. 매년 반복되는 캠프지만,해마다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는 새롭습니다.

또 하나는 바세코 지역의 피딩 사역입니다. 처음에는 한국 선교사들이 주도하여 시작한 이 사역이, 이제는 현지 교회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 사역으로 확장되었습니다. 특별히, 과거에 피딩(feeding)을 받던 어린이들이 성장하여 다시그 사역에 참여해 다른 아이들을 돕는 모습은 눈물 날 만큼 감사한 장면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선교의 열매라고 믿습니다.

지금 이야기를 듣는 중에도 그 바세코 지역의 감동이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벌써 2025년도 4월 말인데, 지금도 바쁘시지만 올 여름에도 다양한 사역이 예정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실은 1년 내내 바쁘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감사하게도 코로나 이후 다시 많은 한국 성도님들이 선교지를 방문하고 계십니다. 저희 단체는 선교 훈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필리핀 전역을 탐방하며 현장의 삶을 경험하고, 선교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의료, 교육, 기술 분야의 전문인 선교사역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빈민가에서 병원 접근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의료팀이 직접 찾아가 건강을 돌보며,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교육도 함께 진행됩니다. 또한 교육 기회를 놓친 이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프로그램 역시 중요한 사역 중 하나입니다.

전문인 선교사역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군요. 그런데 선교의 현장에서 특별히 감동받은 순간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나는 장면이 있다면요?

가장 인상 깊은 기억은 선교 훈련 시절에 만난 한 장로님 부부입니다. 두 분은 모두 대학교수로 은퇴하신 분들이었지만,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선교지에서 함께 살며 헌신하고 계셨습니다. 그 모습은 제게 깊은 울림을 주었고, 저는 그때 “선교지는 선교사만으로는 부족하다, 함께하는 동역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지금도 그분들의 삶은 저에게 선교의 본질을 일깨워주는 살아 있는 교훈입니다.

정말로 셀 수 없는 감동의 이야기들이 가득한 이야기 보따리가 따로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지금까지의 선교 여정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글쎄요… “신나고 즐겁게 하나님의 놀이터에서 뛰노는 선교사” 이 표현이 제 삶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 같습니다. 힘들고 눈물나는 순간도 많지만,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그분의 일을 함께하는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놀이터인 선교지에서 신나고 즐겁운 선교 사역에 빠지다!


참으로 멋진 표현이네요! 처음 들어보았는데 깊은 인상을 남기네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비전과 한국의 크리스천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저의 비전은 필리핀 교회가 자립하여 선교사를 파송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더 이상 외부의 도움 없이, 현지 교회가 다음 세대를 선교사로 훈련하고 보내는 생명력 있는 공동체로 세워지는 것이 꿈입니다.

한국의 크리스천 형제 자매님들과는 다음의 세 가지를 나누고 싶습니다. 우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나 자신만을 위한 기도를 넘어서, 하나님의 뜻과 선교를 위한 기도의 동역자가 되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한, 선교지를 직접 방문해 주세요. 선교사와 그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주세요. 선교는 거창한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예’라고 대답하는 한 걸음에서 시작됩니다. 그 한 걸음이, 결국세상을 바꾸는 길이 되기 때문에요.

네, 물론입니다. 함께 하는 선교야 말로 진정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일 것입니다. 오늘 너무 감사드립니다. 선교사님의 삶을 통해서 ‘부르심’이라는 단어를 단순한 신학 용어가 아닌, 구체적인 한 사람의 삶의 자리에서 실제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살아있는 증거임을 확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 여름에 필리핀을 다시 방문할 때 그 때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놀이터에서 오늘도 신나게 뛰고 있는 선교사님의 발걸음을 통해, 누군가의 인생이 다시 꿈을 꾸게 되기를 같이 소망할께요. 오늘 인터뷰 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