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일, 금요일 저녁. 런던의 중심부는 여느 날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빅벤과 웨스트민스터의 무게 있는 고풍스러움 속에서도, 이 날만큼은 사랑과 기쁨, 구원의 외침이 하늘을 울렸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된 *예수 대행진(Jesus March)은 밤 9시까지 이어졌고, 이 복음행진의 핵심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있었다. 바로 캐나다 밴쿠버에서 날아온 *밴쿠버 시온선교합창단(Zion Mission Choir) 140명. 주님께서 이들을 보내신 것은 단순한 공연 초청이 아닌, 하나님의 정확한 시간표 위에 기록된 선교적 계획이었다.

"주님의 때에, 주님의 방법으로, 주님의 사람들을 보내사..."

스테파니 정이라는 탁월한 지휘자의 진두 하에 선교를 위해서만 전진하는 *밴쿠버 시온선교합창단은 한국 디아스포라 합창단 중에서도 손꼽히는 43년 전통의 선교 전문 합창단으로 캐나다 밴쿠버가 본고장이다. 그들의 노래는 단지 음악이 아니라 하나님의 메시지였고, 찬양은 곧 선포였다. 공식 행진 전 오후 시간에는 합창단과 자원봉사자들이 나뉘어 복음 사역을 준비하며, 웨슬리와 번연이 남긴 믿음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정도 함께했다. 존 웨슬리 생가에서 시작해 존 번연 묘소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찬양이 울려 퍼졌고, 그 가운데 모여든 군중들 속에서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이들도 나왔다. 역사는 지금도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본격적인 대행진이 시작되자, 복음의 메시지는 단지 말로만 전해진 것이 아니었다. 찬양과 기도, 거리의 행진, 복음 전단지 8천 장 배포, 그리고 거리에서 흘린 눈물 속에서 살아 있는 하나님의 손길이 나타났다. 그날 하루에만 52명이 예수님을 마음에 영접한 것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하늘의 축복이 쏟아졌음을 입증하는 증거였다.

런던 시청 옆의 야외극장에서 찬양하려던 계획은 시청의 허가 문제로 무산되었지만, 타워브릿지 앞으로 장소를 옮긴 즉흥적 결정은 오히려 더 많은 행인들의 마음을 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형 찬양단의 아름다운 화음은 영국인들과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하늘 문이 열리는 것 같은 현장의 감동은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행진의 절정은 피카딜리 서커스(Piccadilly Circus). 런던의 심장부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며 예수님의 이름을 높였다. 합창단의 찬양은 단지 음정과 화음의 완벽함을 넘어, 성령의 임재를 이끌어내는 영적 도구였고, 거리 공연이 아니라 영적 전쟁의 찬양대였다. 마치 고대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리고 성을 돌며 외쳤을 때처럼, 복음의 함성은 도시의 공기를 진동시켰고, 그 안에서 마음 문을 여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날 행사는 단지 오늘의 사건이 아니었다. 그 배경에는 한국 교회가 짊어진 영적 빚에 대한 깊은 자각이 있었다. 1866년, 웨일스의 선교사 토마스가 조선의 땅에서 복음을 전하다 순교했고, 1877년, 스코틀랜드의 존 로스 목사는 최초로 한글 신약성경을 번역했으며, 잉글랜드 출신 언더우드는 미국을 거쳐 1885년 조선에 도착, 후에 연세대학교를 설립하며 한국 근대 교육과 기독교 선교의 초석을 놓았다.


한국은 이 은혜를 기억한다. 그리고 이제, 그 빚을 갚기 위해, 찬양과 행진으로 다시 영국 땅에 복음을 심는 역사를 이루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거리에서도 높임을 받는 시대.” 바로 그 현장을, 런던 시민들과 전 세계 관광객들이 함께 목격한 날이었다.

이날 밤, 시온선교합창단은 세계적인 무대인 *로열 알버트 홀(Royal Albert Hall)에서 찬양을 드리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알고 있다. 진정한 감동은 박수갈채가 아닌, 거리에서 한 영혼이 예수님을 영접할 때 울리는 하늘의 환호라는 것을. 합창단이 겪은 시차와 피로 속에서도, 하루 7시간 이상 찬양하고 전도한 헌신은 이 땅에 심긴 복음의 씨앗이 되어 머지않아 영국 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이끌 불꽃이 될 것이다.

이 행사를 위해서 밴쿠버에서 가장 파워풀한 목회자 기도회 사역을 이끌고 있는 남상국 목사(전 시온선교합창단 단목)가 이끌고 있는 *밴쿠버 수요기도회와 그 외의 수많은 크리스천들의 뜨거운 기도와 헌신이 있었음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렇듯 하나님의 일은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하늘에서는 한 영혼이 돌아올 때 천사들이 기뻐하노니…" (누가복음 15:10)

아름다운 영국 땅, 그 복음의 고향에서 이제 다시 복음이 울려 퍼진다. 이것은 단지 한 날의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 교회의 순종과 헌신이 다시 영국을 깨우는, 하나님의 역사의 한 장면이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