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봄의 절정을 지나 여름의 초입으로 향하는 계절이다. 기온은 적당하고 햇볕은 따뜻하며, 야외활동과 나들이에 더없이 좋은 시기다. 그러나 이런 황금 같은 계절이 모두에게 달갑지만은 않다. 바로 꽃가루 알러지(Pollen Allergy) 환자들에게는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이기 때문이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 따르면, 4월 말부터 5월 초순까지는 자작나무, 참나무, 오리나무 등 수목 꽃가루가 절정에 이르며, 특히 중부 이남 지역에서는 농도가 급격히 증가한다. 이 시기의 꽃가루는 공기 중에 장시간 머무르며, 바람을 타고 수십 킬로미터까지 퍼지기 때문에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다. 특히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5월에는 호흡기 접촉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 꽃가루 알러지란 무엇인가?
꽃가루 알러지는 특정 식물의 꽃가루에 노출될 때 면역계가 과민반응을 일으켜, 재채기, 콧물, 코막힘, 가려운 눈, 피부 발진, 천식 증상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봄에는 나무꽃가루, 여름에는 풀꽃가루, 가을에는 잡초꽃가루가 주 원인이 되며, 5월은 그중에서도 수목 꽃가루 알러지 환자가 가장 많아지는 시점이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면역력이 저하된 노년층에게는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치료나 예방 조치를 늦출 경우 만성 비염이나 천식으로 악화될 수 있다.
■ 전문가가 권하는 5월 꽃가루 알러지 대처법
꽃가루 알러지의 완치는 어렵지만, 일상생활 속 관리와 환경 조절을 통해 충분히 증상을 경감할 수 있다. 다음은 알레르기 전문의들이 권하는 현실적인 대처법이다.
외출 시 마스크 착용
KF-80 이상의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면 꽃가루 흡입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오전 6시~오후 2시 사이는 꽃가루 농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이므로 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귀가 후 즉시 세안과 샤워
옷이나 머리카락, 피부에 달라붙은 꽃가루는 집 안으로 들어와 2차 자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귀가 후에는 꼭 샤워와 의류 교체를 하는 것이 좋다.
이불 및 환기 관리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경우, 꽃가루 농도가 낮은 밤이나 새벽 시간대를 선택한다. 또한 이불은 실내에서 건조하거나, 꽃가루 차단 커버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항히스타민제 등 약물 치료
이미 증상이 나타난 경우, 병원에서 처방받은 항히스타민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면 재채기, 가려움, 콧물 등 급성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계 흡입제나 면역요법도 고려된다.
실내 공기 질 관리
공기청정기 사용 시 HEPA 필터가 장착된 제품을 활용하고, 필터는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집 안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경우 털이나 비듬도 알러지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목욕과 청소가 필요하다.
■ 생활 속 질문 Q&A
Q. 꽃가루 농도는 어디서 확인할 수 있나요?
A. 국립기상과학원 또는 지역 보건소 홈페이지에서 ‘꽃가루 농도 지수’를 매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알레르기 환자는 이 지수를 기준으로 외출 여부나 시간대를 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Q. 알레르기와 감기의 차이는?
A. 감기는 3~5일 안에 열이나 몸살과 함께 사라지지만, 알레르기는 열 없이 지속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가려운 눈이 반복된다.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알레르기를 의심해야 한다.
꽃가루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의 일상과 건강을 뒤흔드는 강력한 계절 알러지 요인이다. 하지만 우리가 환경을 조금 더 이해하고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조치들을 취한다면, 5월의 자연을 충분히 즐기며도 꽃가루의 위협을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알러지는 단지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이 봄, 꽃가루에도 지지 않는 건강한 삶을 준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