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22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위치한 Mar Elias 그리스 정교회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주일 오전 성찬예배(Liturgy) 도중 일어난 이 비극적인 공격은 성도들의 평화로운 예배를 단숨에 공포로 바꾸었고, 현장에서 최소 30명이 사망했으며 54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테러의 배후로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IS(이슬람국가)가 지목되고 있다. 이 사건은 시리아 내전 이후 발생한 기독교 대상 공격 중 가장 치명적인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Omar Sanadiki/AP Photo


해당 교회는 내전 기간 동안에도 지역 신자들의 중심 예배처로 기능해 왔으며, 현지 그리스 정교회 공동체는 오래도록 핍박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온 전통을 이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테러는 단지 종교시설을 공격한 것을 넘어, 예배드리는 순간에 직접적인 생명을 노렸다는 점에서 그 충격과 상징성이 매우 크다. 이는 단순한 무력 공격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 자체를 위협하려는 종교적 증오 범죄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번 사건은 중동 지역 기독교인들의 안전이 여전히 심각한 위협 아래 있음을 다시금 드러냈다. 국제 사회에서는 IS의 활동이 한동안 잠잠해진 듯 보였지만, 그 뿌리가 완전히 뽑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실제로 시리아뿐 아니라 이라크,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지에서도 교회를 겨냥한 공격은 여전히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기독교인은 이 지역에서 가장 취약한 종교 소수자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세계교회와 인권 단체들은 일제히 애도를 표하며, 시리아 내 종교 소수자 보호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유럽 및 북미권 교단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중동 박해지역 교회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도 #PrayForDamascus, #PersecutedChurch와 같은 해시태그를 통한 연대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단순한 동정 이상의 질문을 던진다. 2025년 오늘, 여전히 예배드린다는 이유만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는 이들이 존재하며, 복음을 지킨다는 행위가 어떤 지역에서는 곧 죽음을 무릅써야 하는 선택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과연 이들의 고통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신앙의 자유가 일상이 된 지역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책임을 지고 있는가.

무너진 벽 속에서도 예배는 멈추지 않는다. 다마스쿠스의 Mar Elias 교회가 그랬던 것처럼, 교회는 건물로 존재하지 않으며, 진정한 신앙은 폭발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오늘날 전 세계 교회는 이 침묵의 순교자들 앞에서 다시금 믿음의 본질을 돌아보아야 한다. 신앙은 단지 위로를 주는 감정의 피난처가 아니라, 때로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진리임을 이 사건은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