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은 광활한 초원과 혹독한 기후 속에서 살아온 유목민의 나라이다. 오늘날에도 인구의 4/5는 게르라 불리는 이동식 천막집에서 살아가며, 삶의 방식은 여전히 자연과 가축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 울란바토르에는 인구의 1/5 이상이 몰려들며,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이 불균형하게 흘러간다는 점이다. 울란바토르는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대기오염 도시 중 하나로 꼽히며, 빈부 격차와 주거 불안, 알코올 중독, 청소년 방황이 사회적 상처로 남아 있다. 반면 지방은 교육과 의료 인프라가 취약해 여전히 ‘시간이 멈춘 사회’로 남아 있다.

기독교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90년 민주화 이전까지 종교의 자유가 철저히 억압되었으나, 공산 정권 붕괴 후 짧은 시간 안에 기독교는 급격히 확산되었다. 불과 30여 년 전 40명 남짓이던 기독교인은 현재 6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 성장은 양적 팽창에 비해 질적 성숙은 아직 부족하다. 신앙의 뿌리가 깊지 않고, 목회자 훈련과 성경 번역, 교회 지도력의 세대 계승 등 과제가 여전히 크다. 무엇보다 전통 불교와 샤머니즘이 강력하게 남아 있는 사회 구조 속에서 기독교는 여전히 ‘이방 종교’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몽골 선교의 길은 어디에 있는가? 답은 ‘틈새 전도’에 있다. 대규모 집회나 제도권적 접근은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울란바토르 외곽 게르촌의 빈곤층 가정, 교육 기회가 차단된 청소년들, 미래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들, 그리고 사회적 신뢰가 무너진 공동체의 틈새 속에 복음의 길이 있다. 복음은 대로(大路)가 아닌 샛길을 통해 들어가야 한다.

틈새는 단순한 공백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가장 절실하게 갈망하는 자리다. 게르촌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교육과 돌봄이 틈새이고, 도시 청년들에게는 정체성과 의미 탐구가 틈새이며, 전통 문화와 현대적 욕구가 충돌하는 지점이 또 다른 틈새다. 이곳에 작은 교회, 작은 모임, 작은 가정 공동체가 씨앗처럼 심겨져야 한다.

몽골의 현실은 냉혹하다. 그러나 그 냉혹함이야말로 복음의 틈새다. 세상이 놓치고 있는 사람들, 제도가 버려버린 사람들, 문화의 틈새에서 흔들리고 있는 이들이야말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자리다. 틈새 전도는 단순한 전략이 아니라, 예수께서 가장 낮은 자와 가장 작은 자에게 다가가셨던 방식의 오늘날 적용이다. 몽골은 바로 그 길을 필요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