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서점에 가시면, 예수님을 CEO, 목회자, 또는 커뮤니티 조직자의 모델로 제시하는 책들이 여전히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에 나온 예수님의 리더십은 2천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그 본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예수님께서는 최악의 상황에서 십자가 죽임을 당하셨고, 가장 충성스러운 제자들조차도 그를 버리고 도망갔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어떠한 CEO가 그의 리더십을 원할까요? 예수님의 진정한 리더십을 알았다면 아마도 그러한 책들은 쉽게 쓰여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역이 실패로 끝났다는 사실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중요한 진리를 시사합니다. 이러한 실패는 우리가 쉽게 잊거나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에 깊이 뿌리내린 것으로, 죽음과 부활이라는 기독교적 논리의 본질적인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실패는 바로 그리스도 중심의 리더십이 세상에 전할 수 있는 중요한 메시지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 중심의 리더십을 추구하는 리더는 실패를 배우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개발해야 합니다. 주일 예배에서의 ‘죄 고백’ 전통은 우리가 실패를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우리는 주기적으로 하나님과 이웃 앞에 우리의 연약함을 고백하며, 이러한 리듬 속에서 반복적인 실패가 인간 삶의 일부임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요즘에 많은 교회에서는 회걔에 대해서 귀를 닫은지 오래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는 단순히 예배나 고백만 의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실패라는 현실을 우리의 제도와 관행 속에 내재화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많은 대학 병원에서 매주 열리는 ‘M&M 회의’는 의료인들이 실패를 솔직하게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이 회의에서는 기자나 변호사가 없고, 오로지 의사들만이 그 주의 수술 오류나 치료 실수를 논의하며 책임을 공유합니다. 이는 실패가 의료업의 필수적인 부분임을 인정하는 제도화된 과정입니다.
그리스도 중심의 리더십을 언급하고 싶다면 우리는 분명하게도 이러한 실천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M&M 회의가 단지 의료 분야의 실패를 다룬다면, 그리스도인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실패를 배우는 방법을 찾아야 겠지요. 우리는 실패를 단순한 도덕적 실수로 한정짓지 않고, 삶의 불가피한 부분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실패에 대해 배우기 위해서는 세 가지 필수적인 실천이 필요합니다. 첫째, 용서입니다. 용서는 실패를 인정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우리가 용서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만 실패를 고백할 수 있습니다. 사회학자 찰스 보스크는 “명명, 비난, 수치의 문화”가 오류에 대한 공개적 논의를 저해한다고 지적합니다. 용서가 없다면 우리는 실패를 숨기고자 하는 압박을 느끼게 됩니다.
둘째, 진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실패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진실을 알아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진실을 회피하는 법을 배우는 것처럼, 우리는 진실을 말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용서가 우리에게 진실을 말할 자유를 주고, 이는 다시 실패를 보는 눈을 열어줍니다.
셋째, 회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용서는 실패를 인식하고 진실을 말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우리는 여전히 회복하고, 다음에는 더 나은 선택을 할 방법을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알코올 중독자 익명의 모임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문제를 공유하고, 용서를 배우며 회복의 길을 찾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러한 진리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로마서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우리의 실패를 조화롭게 연결하며, 우리가 이미 용서받은 죄인임을 상기시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실패와 고통을 아시기에, 우리는 서로를 용납하고 회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 중심의 리더는 반드시 실패를 배우고 가르쳐야 합니다. 왜냐하면 실패는 반드시 일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패를 통해 우리는 이미 용서받았음을 배우고, 진실을 말할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세상은 이러한 용서의 실천을 통해 실패를 배우고, 진실을 말하며, 회복의 길을 가르치는 기관을 절실히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기관 없이는 삶을 살아가기조차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가 실패를 통해 배우는 이 여정은 그리스도의 은혜로 가득 찬 길입니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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