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기독교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자를 보유한 종교로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통계는 이 숫자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는 현실을 드러낸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기독교 인구는 약 2억 2천만 명에서 2억 3천만 명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0.6%에서 28.8%로 감소했다. 이는 기독교가 성장하고 있음에도, 세계의 흐름 속에서는 점차 ‘상대적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와 동시에, 이슬람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종교로 부상하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3억 4천7백만 명의 증가를 기록했으며, 이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높은 출산율, 아프리카·아시아 지역에서의 급속한 인구 성장, 이민 확대 등 다양한 요인이 이 같은 증가를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젊은 인구층이 중심이 되어 활발히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종교의 지리적 중심이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서구에서 비서구로 이동하고 있다는 역사적 흐름을 의미한다. 기독교는 오랜 세월 동안 서구 문명과 함께 성장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시아가 그 무게 중심을 이어받고 있다. 더 이상 '기독교는 서구 종교'라는 인식은 유효하지 않다.
이 과정에서 서구 사회의 급속한 세속화와 탈종교화 현상은 기독교 쇠퇴의 가장 뚜렷한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젊은 세대는 점점 교회를 떠나고 있으며, 전통적인 신앙의 언어는 그들에게 낡은 구조물처럼 느껴진다. 반면, 남반구 지역의 교회들은 여전히 역동성과 확장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단지 문화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교회가 사회적 역할과 공동체 중심성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기독교 세계는 지금,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서 있다. 복음은 어떻게 다음 세대에게 전해질 것인가? 교회는 어떻게 신뢰를 회복하고, 시대에 맞는 언어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할 것인가? 단지 숫자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제자도를 어떻게 회복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이슬람의 성장은 단지 경계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신앙 공동체가 다시 깨어날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는 '성장'이 아니라 '부흥'을 말해야 한다.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고, 거룩한 상상력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다시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은 여전히 역사의 주인이시다. 그리고 이 시대도, 여전히 복음 전파의 시간이다.”
지금은 숫자를 세는 시간이 아니라, 신실한 제자를 세우는 시간이다. 기독교 인구의 감소는 위기이자 기회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대의 징조를 깊이 읽고, 다시 무릎 꿇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세계가 변하고 있는 만큼, 교회도 새롭게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