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인간에겐 돈과 문화 둘 다 필요하다…'빵과 장미'

위클리 리더스 승인 2024.09.02 12:49 의견 0

[신간] 인간에겐 돈과 문화 둘 다 필요하다…'빵과 장미'
생 존 십: 협력 개인의 출현·한옥 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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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장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빵과 장미 = 브루스 왓슨 지음. 홍기빈 옮김.

"우리는 행진하고 행진한다 / 숨져간 무수한 여성들이 울부짖으며 함께 간다 / 우리는 아득한 옛날부터 그녀들이 부르던 빵의 노래를 부른다 / 허드렛일에 지친 그녀들의 정신은 예술도 사랑도 아름다움도 거의 알지 못했다 / 맞다, 우리는 빵을 얻기 위해 싸운다, 하지만 우리는 장미도 얻기 위해 싸운다"

미국 시인 제임스 오펜하임이 1911년 발표한 시 '빵과 장미'의 일부다. 빵은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의미했다. 그러나 돈만으로 인생이 풍요로워지는 건 아니다. 인간에겐 문화가 필요하다. 장미는 풍요로운 문화를 즐기는 삶을 의미한다.

1912년 1월 미국 로런스 시에서 발생한 파업은 여성 노동자가 '우리에게 빵을 달라, 장미를 달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해 '빵과 장미 파업'이라 불린다. 두 달에 걸쳐 섬유공장 노동자들이 단합해 결국 임금 상승을 끌어낸 역사적인 파업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맹목적인 애국주의와 '매카시즘' 여파로 사건은 왜곡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아예 잊혀버렸다.

미국의 교육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100여년 전 발생한 '빵과 장미' 파업을 상세하게 복원했다. 그는 당시 투쟁했던 남성과 여성들의 민중 서사시를 현장감 있게 그렸다.

빵과장미. 5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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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존 십: 협력 개인의 출현 = 구정우 지음.

젊은 세대와 늙어가는 세대는 늘 충돌했다. 젊은 세대는 노인들을 '꼰대'라고 비난하고, 노인들은 '철없고, 버릇없다'고 젊은 세대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소크라테스 시절부터 있었던 새롭지 않은 얘기지만, 현대 사회에선 이들 간 관계가 좀 더 복잡해졌다. 연금, 복지 등 돈 문제가 얽히면서다.

특히 갈수록 길어지는 수명 때문에 세대 갈등은 필연적 요소가 됐다고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진단한다. 그는 이를 극복하려면 공감과 협력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고 이해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협력을 해내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쌤앤파커스. 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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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 적응기 = 정기황 지음.

'한옥'이라는 말은 개항 이후 1908년에 정동 지역에서 양옥, 일본 가옥(일옥)과 구분하기 위해 처음 사용되었고, 1970년대에 정부와 언론 등에서 적극 사용하며 전통 가옥을 통칭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조선시대 기와집은 소수의 양반만이 사는 규모가 큰 주거 양식이었고, 현재 서울에 남아 있는 기와집 대부분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규모가 작은 '도시 한옥'이다.

현재 우리가 북촌 등에서 보는 한옥은 이 도시 한옥이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조선시대 양반 가옥으로 잘못 알고 있다. 도시 연구자이자 건축가인 저자는 이 같은 인식의 괴리를 밝히고자 국내 전통 가옥의 역사를 꼼꼼히 살펴본다.

빨간소금. 264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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