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의 공통 언어는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있습니다. 지난달 올랜도에서 열린 The Sent Summit 컨퍼런스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기독교인들이 열정적으로 찬양할 때, 많은 이들이 이해할 수 없는 가사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흘리며 이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남미에서 불고 있는 기독교의 강력하고 광범위한 영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합니다. 남미 대륙에서 기독교, 특히 복음주의와 오순절 교회의 성장은 주목할 만한 현상입니다. 전통적으로 가톨릭의 아성이었던 이 지역에서 개신교의 급속한 성장은 종교 지형도를 크게 바꾸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경우, 1872년 가톨릭 인구 비율이 99.7%였던 것에 비해 2019년에는 51%로 감소했고, 개신교 인구는 31%로 증가했습니다. 더욱이 과테말라와 온두라스에서는 2030년에 복음주의가 가톨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며, 브라질에서도 2030년대 중반이면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1970년대 미국에서 영감을 받은 목회자들이 도입한 신오순절주의가 있습니다. 특히 '번영 복음'이라 불리는 교리는 세속적 성공과 부를 신의 축복으로 해석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브라질의 하나님의왕국보편교회(UCKG) 설립자 마세도 목사가 주요 TV 채널 소유주라는 사실은 이러한 교리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남미에서 개신교의 부흥은 단순히 종교적 현상을 넘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정치,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독교적 가치관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정치적 영향력이 두드러집니다.
브라질의 최근 대선에서 양 진영 모두 개신교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했고, 과테말라는 지난 10여 년 동안 3명의 복음주의 대통령을 배출했습니다. 칠레와 페루의 선거에서도 개신교 지도자들의 영향력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것보다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돕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남미 기독교의 또 다른 특징은 강한 공동체 의식입니다. 교회를 중심으로 한 긴밀한 인간관계와 상호 지원 시스템은 많은 이들에게 안정감과 소속감을 제공합니다. 특히 오순절교회의 '성령쇄신운동'은 남미에서 하나의 독특한 개신교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문화적 정체성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음악, 예술, 문학 등 다양한 문화 영역에서 기독교적 요소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고,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새로운 방식의 예배를 통해 더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신앙생활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도전도 가져왔습니다. 급속한 개신교의 성장은 전통적인 가톨릭 교회와의 긴장 관계를 초래하고 있어, 두 교파 간의 조화로운 공존과 협력이 앞으로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또한 빈곤, 불평등, 폭력 등 남미가 직면한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에 있어 기독교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1990년대 개혁개방 이후 남미에 만연해진 사회적 부조리와 빈곤 문제에 대해 기독교, 특히 개신교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남미의 기독교는 역동적으로 성장하며 사회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남미 사회의 미래 발전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종교적 다양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기독교가 남미 사회의 발전과 통합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남미 기독교의 미래는 단순히 종교적 영역을 넘어 사회, 정치, 문화 전반에 걸친 변화를 이끌어낼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기독교계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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