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 논란에…교원평가서 '학부모 조사·서술형 평가' 폐지(종합)

김형석 승인 2024.10.03 16:18 의견 0

교권침해 논란에…교원평가서 '학부모 조사·서술형 평가' 폐지(종합)
학생 만족도 조사 대신 '인식도 조사'로…새 제도, 2026년 전면 시행

진단 결과 따라 'AI 맞춤형 연수'…올해 평가 안해 작년 이어 2년 연속 건너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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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능력개발평가 폐지를 촉구하는 교원단체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교육부가 교사들을 향한 인신공격 논란이 이어지던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전면 개편해 학부모 조사와 서술형 평가를 폐지한다.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교원능력개발 평가 폐지 및 교원역량 개발 지원제도 도입 방안'을 3일 발표했다.

2010년부터 매년 9∼11월 시행하는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교사의 학습·생활지도에 대해 학생·학부모와 동료 교사들이 평가하고, 이를 교사 연수에 활용하는 제도다.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초등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부모가 평가에 참여하며, 모든 평가는 익명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평가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점을 악용해 교원평가가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인신공격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교직 사회에서 계속해서 제기됐다.

이에 교육부는 현장 교원 정책 전담팀(TF), 정책 연구, 시도교육청·정책 수요자 의견 수렴을 통해 개편 방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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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제공]

교육부는 기존 교원능력개발평가를 '교원역량 개발 지원제도'로 재설계한다.

기존 교원능력개발평가는 ▲ 동료 교원 평가 ▲ 서술형을 포함한 학생 만족도 조사 ▲ 서술형을 포함한 학부모 만족도 조사로 구성돼 있었다.

앞으로 도입되는 교원역량 개발 지원제도는 ▲ 다면평가와 연계된 교원업적평가 ▲ 학생 인식 조사 ▲ 자기 역량 진단으로 개편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학부모 만족도 조사'가 빠지고, 대신 교육과정을 포함한 학교 경영 전반에 대한 의견 제시가 가능한 '학교 평가'로 대체한다.

학생 만족도 조사는 '학생 인식 조사'로 개편된다.

서술형 조사는 폐지되고, 교사의 지도로 학생의 성장·변화를 어느 정도 끌어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문항이 바뀐다.

예컨대 기존 학생 만족도 조사에서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활발하게 질의응답을 한다'는 문항을 학생 인식 조사에서는 '선생님의 질문으로 수업에 호기심이 커졌다'고 바꾼다는 것이다.

교원 스스로 실시하는 '자기 역량 진단'도 추가된다.

기존 동료 교원 평가는 교원능력개발평가와 별도로 시행 중인 동료 평가 제도인 '교원업적평가'의 다면평가와 연계된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역량 진단 결과와 연계한 AI 맞춤형 연수 추천 시스템을 도입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 연수 관련 예산도 확충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특별 연수 인원을 확대하는 등 보상을 늘린다.

교원의 특성을 이해하는 전문가가 교원의 역량 개발을 지원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과 함께 교원양성기관과 연계한 '교원역량 개발센터'(가칭) 마련도 지원한다.

개편된 교원역량개발 지원제도는 내년에 학생 인식 조사부터 먼저 도입된 뒤 2026년 전면 시행된다.

올해에는 새 제도 도입 준비 기간으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시행되지 않는다. 지난해 서이초 사건으로 유예된 데 이어 2년 연속 시행되지 않는 것이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교원역량개발 지원제도 도입으로 교원의 자기 주도적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며 "교원이 헌법과 법률로 보장된 바에 따라 교육전문가로서 존중받고 전문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교원단체는 이번 개편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학생 서술형 평가, 학부모 만족도 조사, 강제 연수 부과 폐지 등은 바람직하다"며 "AI 맞춤형 연수 진행 여부는 교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학교 간 갈등을 부추기는 동료평가가 오히려 확대되고, 평가 일정 또한 기존 하반기에서 학년도 절반에 걸친 평가로 연장됐다"며 "교사에겐 지금도 연수가 부족하지 않고 너무 많아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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