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북서쪽, 바하 캘리포니아 반도의 사막과 먼지바람 속, 누군가는 그곳을 ‘불모지’라고 부르지만 하나님은 그 땅을 ‘선교지’라고 부르셨습니다. 이번에 만난 선교사는 바로 그 땅에서 매일같이 말씀의 씨를 뿌리고, 복음의 나무를 심고, 사랑의 열매를 맺고 계신 분이십니다..
눈부신 간증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삶 그 자체가 복음이었고, 고백 그 자체가 기도였습니다. 언어의 벽을 넘어 사랑으로 소통하고, 무일푼으로 시작한 사역을 기적으로 채워오신 여정은 ‘믿음’이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새기게 했습니다.
아래의 인터뷰는 '이동준' 이라는 한 선교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안에는 오직 예수님만을 따르는 제자의 걸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에게도 동일한 질문이 던져지길 바랍니다.
1. 선교사님! 안녕하세요. 우선 현재 사역하고 계시는 곳에 대해서 무척 궁금합니다.
샬롬입니다. 저는 멕시코 선교사로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 선교는 Casa de Obededom A.C. Ministry (오벧에돔 선교사역: 멕시코 비영리 법인)로서 미국 샌디에고 남쪽 멕시코 국경에서 차량으로 두시간 거리에 바하 캘리포니아 반도에 엔세나다 (Ensenada) 남쪽 30분 거리 지역에 Maneadero 라는 작은 농촌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엔세나다는 큰 도시로서 큰 크루즈 배들이 들어오는 큰 항구이며 관광도시이기도 합니다. 이 도시에는 6개의 대학이 있는 교육 도시이기도 하며, 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비교적 안전합니다. 그러나 그 아래 남쪽 지역은 모두 농촌 지역으로 산이나 들판에는 나무도 없는 사막 기후이며 메마르고 건조하며 많은 비닐하우스 농장들이 대단히 많습니다. 멕시코 남부의 치아파스, 오아하까, 베라크루즈 주 등에서 더 나은 임금을 바라고 이주해 와서 농업에 종사하는 6만명 이상 원주민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교육 수준이 아주 낮으며, 임금 또한 일당 미화 20불 정도로 많은 이들이 대체로 생활고에 시달리며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는 실정입니다다.
2. 우선 선교사의 길을 걷게 된 어떠한 계기가 있었나요?
저는 한국과 미국에서 신학공부를 하였고, 전도사 9년, 담임목회 24년으로 한인교회들을 섬겨 왔으며, 평생의 꿈과 부르심이었던 선교 사명을 위하여 정든 삶의 자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첫 번의 단기선교는 한국 바울의 집 주최로 국제선교 협력기구 (고 조동진 박사)에서 인도하는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폴 단기선교로 다녀오는 중에 선교사명을 받아, 젊은 시절에는 선교하는 교회를 세우고 나이들면 떠난다는 결심으로 목회에 전념하며, 기회가 될 때마다 30회 이상의 단기선교 인솔 및 참가, 26개국 이상을 방문하며 선교현장을 배우기 위해 경험하러 다녔습니다.
마태복음 28장의 주님의 지상 대명령은 다른 언어종족으로 떠나고, 침례를 주며, 제자 삼는 사역으로 말씀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하셨기에 이에 순종하여 Seed Internal Mission 에 가입하며 주님이 명하신 사역을 위하여 코스타리카에 가서 일년동안 스페인어 언어연수를 하고 멕시코에 정착을 하였습니다. 캐나다에서 섬기던 작은 교회가 시도한 어려운 성전 건축을 위하여, 4년만에 시청에서 건축 시공을 위한 허가가 나왔기에 기뻐서 먼저 건축을 위한 기도를 작정하고 20일동안 금식기도를 하는 중 주님의 첫 부르심을 재확인하고 허락하셨기에 결심하고 떠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3. 사역 초반에는 어떠했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주세요?
제일 큰 문제는 교과서 언어가 아닌 생활 언어로, 생활 언어에서 교육적 언어로, 그리고 한국어를 영어로, 영어를 다시 스페니쉬로 생각하고 해석하는 언어 장벽을 넘는 것이었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사역을 진행할 수 있는 생활과 사역을 위한 재정적인 필요가 충당되어야 했다는 점. 그리고 언어가 선교의 기본이기에, 언어 훈련이 선교의 첫 발걸음이라는 선배들의 조언을 마음 깊이 담고 나이 들어 하게 된 첫 언어 훈련이 참으로 어려웠었습니다. 도무지 외워 지질 않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언어와 함께 그들의 문화를 배우게 되며 점차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의 성품과 개성에 대해서 이해하는 턱도 넓어 졌습니다. 그리고 성경대학에서 한 과목씩 가르칠 때마다 열심히 준비하며 더욱 언어 스킬도 성숙해져 갔습니다.
선교를 위하여 집을 떠날 때는 재정적으로 무일푼이었고 그야말로 허스든 테일러 중국 선교사님의 말씀대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믿음선교(Faith Mission) 를 결심하고 아브라함 같이(창 12장) 무작정 떠났습니다. 당시에는 파송 교회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매일 매일이 기도와 성령님을 의지하는 훈련이 더욱 되었습니다. 때때로 여러 번의 재정적 위기가 오기도 했습니다. 목회를 오래해 온 터인지라 다른 사람에게 재정적인 협력을 요청 하기에 너무 어려웠기에 믿음으로 주님만을 위지하는 선교 훈련이 지속되었습니다. 하지만 선하신 주님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분들과 교회들로 부터 시시 때때로 재정적인 필요를 채워 주셔서 오늘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선교는 주님이 하셨지 제가 한 것이 아니라는 확실한 간증을 하게 되었습니다.
4. 지금 사역하시는 멕시코 사역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저희 멕시코 선교사역의 중점은 성경대학을 통한 목회자 제자훈련사역, 교회 개척 및 교회성장 지원 사역, 제자훈련 정착 사역, 그리고 인디헤나 원주민 구제 사역입니다. 저희 선교 센터는 두 지역에 있는데 바하 캘리포니아 엔세나다에 있고 또 치아파스 산 크리스토발에도 있습니다.
현재 5개 지역 (티화나 재활원, 티화나 토요 성경대학, 엔세나다, 치아파스 산 크리스토발, 치아파스 꼬마라파)에 성경대학이 있어 모두 78명의 재학생들이 학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목회자들을 위하여 해당지역에 연중 4회의 한 주간 집중 강의들을 하여 목회자들을 세우며, 고등학교를 나오지 못한 목회자들에게는 검정고시를 격려하고 그 비용을 재정적으로 장학금을 주고, 졸업하면 정식 학사학위를 받게 합니다.그리고 훈련된 교수들을 세우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현재는 약 10명의 교수진이 저와 함께 성경대학 사역을 동역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영국 SEAN ministry 의 TEE (Theological Extension Education) materials in Spanish 교재를 스페니쉬로 인쇄하여 교회들이 제자훈련사역을 하도록 목회자들을 격려 및 지도하고 있습니다. 이 교재는 참으로 훌륭합니다. 하지만 목회자들과 현지인들의 교육 수준이 낮은 관계로 쉽지 않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입니다.
10개의 지 교회는 엔세나다를 중심으로 남, 북쪽 2 시간 거리 반경에 위치해 있습니다. 교인들은 주로 멕시코 원주민들인 인디헤나들입니다. 멕시코에는 128개의 종족 언어가 있었는데 많이 사장되고 현재는 68개의 언어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저희 주변에도 스페니쉬가 아닌 미쓰떼코, 싸포떼까, 오아하까, 게레로, 쏙실 등의 현지인 언어들을 종종 접하게 되지만 통역이 없으면 전혀 알아 듣지 못합니다. 아동들이 학교에 다니니 그들이 주로 가정 통역관이 되기도 하지요.
미국이 가까우니 여기서 로스앤젤레스까지는 국경을 통과하여 거의 6시간이 걸립니다. 이곳 저곳에서 선한 봉사자들의 주시는 구제 생필품들을 모아 가져와 지 교회들에게 나눠주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국경에서 금지 품목도 있고 Declaration 세금도 현 싯가 물가의 19%나 됩니다. 소량일 때는 신고 없이 몰래 가져 오기도 하지만 혹시 걸리면 3배 이상의 벌금 심지어는 차량 압수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저희는 신고 후 가져 옵니다. 아무튼 이러한 일도 사명감 없이는 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성탄절보다는 어머니날 어린이 날이 더욱 큰 잔칫날입니다. 교회들은 이때 전도를 많이 하게 됩니다. 물론 구제 물건들이 이때 큰 활약을 하게 됩니다.
5. 지난 사역들 중에 기억에 가장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떠한 것이 있는지요?
동역하던 목회자 아내가 자궁암에 걸려 오랫동안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 받다가 천국으로 소천하게 될 때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내 가족 친 형제 이상 같이 마음 주고 동역 했었는데 그 착한 남편은 지금도 독신이지만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지금까지 6회 이상 교회당이나 목회자 사택을 건축했었습니다. 건축 할 때는 온 마음을 집중하게 되니 세상 염려 하나도 없이 일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완성되어 마치고 나면 그렇게 마음이 기쁠 수가 없습니다.저라도 같이 일해야 그만큼 인건비가 덜 들게 되니 열심히 일을 하고 또한 그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시원한 차창 밖의 공기를 느끼곤 합니다.
동역하는 목회자의 멀리 있는 고향에 함께 가서 그 부모님을 만나 인사 나누며 여러 날을 거하다가 동역자의 오순절 교단 총회도 참가하게 되고, 또 지도자들을 만나니 교단의 교육적 필요를 도와 달라고 하여 결국 성경대학이 시작되게 된 것입니다. 저는 먼저 형제 사랑을 생각했지만 주님은 교단 목회자들의 교육적 영적 성장을 필요로 하셔서 저를 사용하신 것 같습니다. 이 때 큰 가르침을 배웠습니다. 주님을 섬길 때는 사역의 규모보다 주님을 섬기는 사람의 성품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요. 사랑을 듬뿍 넣으면 사역이 저절로 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6. 선교지에서 특별히 감동받는 이야기가 있을까요?
제가 선교지로 떠날 때는 수 년 동안 파송 교회가 없었는데, 전혀 다른 교단에서 저를 파송 선교사로 받아 주실 때, 선교에는 국경도 교단도 초월한다는 것을 더욱 감동 받았습니다. 특히 파송 선교를 위한 인터뷰를 하는 날, 교회 계시판에 나와 있는 선교 기도제목이 평소에 제가 목회하며 소신을 가졌던 기도제목과 동일하였기에, 아내와 손을 잡고 이 교회가 우리의 파송 교회가 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기도 또한 들어 주셨습니다.
저희 지 교회 중에 한 교회가 처음엔 아주 어린 목회자 부부가 교회개척을 하는데, 가보니 젊은 사모가 애기를 등에 업고 손빨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진흙이 많이 묻은 청바지들을 손수 빨래를 하고 있었는데 모두 농장 근로자들의 빨래이며 그 빨래를 해 주고 돈을 받아 생활을 한다는 것입니다. 남편 목회자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토마토 농장에서 일하고 주말에 목회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저녁이면 손이 짖은 초록색으로 되어 집에 돌아오곤 했습니다.
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저희 두 딸들보다도 한참은 어린 나이인데도 이렇게 고생을 하며 목회를 한다는 것이 안타까워 즉시 엔세나다 중고 시장에 가서 세탁기와 세탁 비누 등을 구입해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 이후 이 교회를 계속 지원하였으며 지금은 제법 큰 교회로 성장하고 또한 목회를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설교도 잘 준비를 잘해서 교인들 또한 잘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는 제자훈련 사역에도 열심입니다. 참으로 은혜인 듯 합니다.
7. 앞으로의 사역의 방향을 어떻게 정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하고 있는 사역을 더욱 성숙하게 하고 싶습니다. 성경대학에 교수요원들을 세워가는데 집중하고, 제자훈련 사역 전담자들과 교회성장 동력팀을 세우고자 합니다. 더욱 책임자들을 훈련시켜 부분적으로 책임 지도자들을 세우면서 저는 한 발 뒤로 물러나 지원 사역을 하고 그들이 앞장서서 사역을 하도록 방향을 가질 것입니다. 언젠가는 저도 은퇴를 준비해야 되겠지요.
또 다른 사역의 한 축으로서 치아파스 주의 산 크리스토발에 있는 저희 천국 정원 선교센터에는 예배당이 없어서 속히 성전 건축을 하고자 합니다. 그것이 교회 성장에 아주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8. 앞으로의 비전과 후원자 분들께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선교는 단순한 행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치열한 영적 전쟁의 최전선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기도와 성령의 충만함이 없이는 맡겨진 사명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선교는 영혼 구원에 초점을 두어야 하며, 주님께서 직접 삶으로 보여주신 것처럼, 더 많은 이들을 하나님의 나라로 이끌기 위해 제자훈련 전략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저는 계속해서 더 많은 현지 목회자들과 리더들을 세워가는 일에 집중하려 합니다.
또한 선교는 환경이 아니라, 성품으로 이루어지는 사역입니다.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사람들이 지닌 정직함, 신실함, 소박함, 그리고 순종의 태도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선교지에서 놀라운 은혜의 문을 여십니다. 저는 선교지에서의 동역을 단지 ‘함께 일하는 관계’로 보지 않습니다. 그 이상, 하나님 나라의 가족으로서 깊은 형제애를 나누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후원자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 그리고 영적 동행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한마디 기도, 한 번의 관심이 선교지를 살리고,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꿉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함께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귀한 동역자가 되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물론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동역자로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듯이 선교 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그 속에 분명히 하나님의 숨결이 흐르고 있었음을 느꼈습니다. 특히 “선교는 단순한 행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치열한 영적 전쟁의 최전선입니다.”라는 부분에서 선교지에서 영적이 싸움을 벌인다는 것이 얼마나 처절한 싸움인 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이동준 선교사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선교의 본질이 무엇인지, 하나님께서 이 시대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종종 선교를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여깁니다. 그러나 이 인터뷰를 통해 분명히 알게 된 것은, 선교는 선택받은 몇몇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 제자의 삶이어야 한다는 것을. 복음은 먼 땅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이 글이 단지 감동적인 이야기로만 남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우리도 하나님 앞에 다시 무릎 꿇을 수 있기를. 그분이 부르실 때, “예, 제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담대히 응답할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