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승인
2024.09.15 21:42 | 최종 수정 2024.09.1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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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지금 의료분쟁이 한창 중이다. 2024년 정부는 여러가지 목적 중 하나로서 공공의 자금인 건강보험뿐만 아니라 그것과 성격이 유사한 실손보험에서도 과잉진료로 수익을 발생시키는 의료계의 병패를 바로잡기 위해서 과잉진료의 단골이 되버린 비필수의료를 추가로 확인해 건강보험에서 제외하고, 필수의료와 비필수의료를 혼합해서 ‘끼워팔기’ 진료를 하면서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양쪽을 모두 이용해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환경을 차단하겠다고 나섰다. 즉 혼합진료를 금지시키겠다고 한다. 예를 들면, 환자에게 필요한 진료만 권하기보다는 비염수술 할 때 코 성형을 권하고, 안해도 되는 백내장 수술이나 쌍커풀 수술을 권하고, 너무 잦은 위내시경 들 각종 검사를 권하는 등의 행위로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요즘 TV 방송을 보면 위급한 환자가 의사를 찾으러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죽음을 맞이한 뉴스가 자주 나온다. 왜 당연히 있어야 할 응급실에서 의사들을 찾기에 힘들까? 그 이유는 요즘에는 병원이 응급실에서 근무할 의사를 따로 뽑지 않는 상황이다. 응급실을 운영하면 적자가 많이 난다는 이유 때문이다.
사람들이 존경하는 한 의대 교수가 소속하고 있던 대학병원장과 싸우고 쫓겨난 일이 있었는데 이 모두가 다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수 천명 직원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병원장은 그 담당 교수가 자꾸 방송에 나가서 유명해져서 응급실에 환자들이 밀려오면 병원이 적자가 심하니 그만 좀 방송에 나가라고 했고 그래서 말다툼이 일어난 뒤에 그러한 일이 발생했다.
이러한 일이 빈번하게 일어남에 따라 정부는 2024년 포괄적 의료시스템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의료계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주도하는 이번 개혁은 의료 서비스 질 향상과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목표로 하지만, 의료계는 이를 진료권 침해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개혁안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과잉진료 억제 정책 (2) 비필수의료 항목의 건강보험 급여 제외 (3) 필수의료와 비필수의료의 혼합진료 금지 (4) 의료인력 확충 방안 (5) 의대생 증원 (5)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 (6) 의료 안전망 강화 (7) 필수의료 분야에 10조원 이상 집중 투자 (8) 의료사고 관련 형사처벌 면책 특례 도입 (9) 의료 거버넌스 개선 (9)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설치
이번 의료 개혁의 배경과 목적은 다음과 같다. 우선 정부는 이번 개혁을 통해 다음과 같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1) 필수의료 인력 확대 및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 (2)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3) 과잉진료 관행 개선 (4) 응급의료 체계 강화 (5) 특히, 정부는 비필수의료의 건강보험 적용 제한을 통해 연간 3.49%로 예상되던 건강보험료 인상률을 1.49%로 낮출 수 있다고 발표했다.
물론 이에 따른 의료계의 반발도 이따르고 있다. 의료계는 이번 개혁안이 의료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데, (1) 혼합진료 금지로 인한 진료의 자율성 침해 (2) 비필수의료 정의의 모호성 (3) 의료기관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 등이다. 또한 대한의사협회는 "의료행위에 '투약'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의료법 개정안이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독소조항을 포함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렇다변 향후 전망은 어떠할까?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고 합의점을 찾기 위해서는 보다 심도 있는 논의와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료분쟁 조정 중재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며, 2024년 상반기 의료분쟁 조정 신청 건수 및 처리 현황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3년도 의료분쟁 조정·중재 통계연보에 따르면, 의료분쟁 조정 신청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번 개혁이 의료분쟁 해결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 이번 의료 개혁의 성공 여부는 국민 건강과 의료 서비스의 질, 그리고 의료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 의료계, 그리고 국민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현명한 참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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