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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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4 11:43 | 최종 수정 2024.10.2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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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인천에 계시는 독자께서 기고하신 글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곳은 세상의 구석을 밝히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 오늘 그 첫 번째 주인공으로 부천에 사시는 한 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부천의 작은 골목, 그곳에 매일 아침 자리를 잡는 한 노점상이 있습니다. 김철수씨, 올해 58세의 이 남성은 20년 넘게 이곳에서 떡볶이와 어묵을 팔아왔습니다. 그의 주름진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깊게 새겨져 있지만, 눈빛만은 여전히 맑고 따뜻합니다.매일 새벽 4시, 그는 일어나 재료를 준비합니다. 그의 떡볶이 맛은 부천에서 유명한데, 비결은 매일 새벽 직접 만드는 특제 고추장 소스입니다. 5시 30분, 그는 자전거에 재료를 싣고 노점으로 향합니다. 6시부터 시작되는 장사는 저녁 9시까지 이어집니다.
그의 가게는 단순한 노점이 아닙니다. 그곳은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이자, 따뜻한 정이 오가는 공간입니다. 그는 단골손님들의 이름과 얼굴은 물론, 그들의 소소한 일상까지 기억합니다. "어제 시험 잘 봤니?", "아이고, 허리는 좀 어떠세요?" 이런 따뜻한 말 한마디에 지친 이들의 마음이 녹아내립니다.
그의 가장 큰 미덕은 나눔의 정신입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 그는 팔고 남은 음식을 모아 인근 노인정에 전달합니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지역 아동센터의 아이들을 위해 무료로 떡볶이를 만들어 줍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먹을 것이 없어 힘들었어요. 그때의 그 마음을 알기에,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나눔이라도 실천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그는 단순히 음식만 파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종종 젊은이들에게 인생의 조언을 해주는 멘토 역할도 합니다. 특히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용기를 줍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저도 수없이 넘어졌지만, 그때마다 일어나 여기까지 왔습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부천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증인입니다. 그는 개발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 자리를 지키며, 급격한 도시화 속에서도 인정 넘치는 골목 문화를 지켜왔습니다. "부천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어요. 하지만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 사는 정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는 은퇴 후의 계획도 세웠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의 꿈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사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는 평범한 노점상이지만 우리 사회의 진정한 영웅입니다. 그의 삶은 우리에게 작은 친절과 나눔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부천의 밤거리를 밝히는 그의 포장마차 불빛처럼, 그의 따뜻한 마음은 우리 사회를 더욱 밝고 따뜻하게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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