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 반도의 동남쪽 끝에 위치한 **오만(Oman)**은 외형상 복음 전파가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땅이다. 이슬람이 국교이며, 샤리아법이 여전히 강력한 법적 틀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슬림의 개종은 불법으로 간주되고, 외부에서의 기독교 선교 활동은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이런 겉모습만으로 이 땅을 평가한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섭리를 간과하게 된다.

오만의 전통시장 거리


오만에는 전체 인구의 약 45%가 외국인 이주 노동자이다. 이 중에는 필리핀, 인도, 방글라데시, 아프리카권 출신의 기독교 배경을 가진 노동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오만 내 등록된 교회와 예배당은 대부분 이들에게 개방되어 있고, 이 공간 안에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예배와 교제를 누릴 수 있다. 이들은 선교적 디아스포라의 연결고리이며, 복음의 불씨가 될 수 있는 귀한 자원이다.

또한, 전문직으로 파견된 외국인 근로자들(교사, 간호사, 기술자, 엔지니어 등)을 통한 Marketplace 선교는 오만 사회 내부로 스며드는 또 하나의 문이다. 그들의 삶 속에서 드러나는 윤리적 영향력과 인간적인 관계 형성은 무슬림 친구들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열쇠가 된다.

물론 오만의 선교는 '말로 하는 전도'가 아닌 '삶으로 드러나는 복음'이 우선되어야 한다. 정부의 제한과 지역 사회의 감시 속에서도, 사랑과 정직, 희생과 섬김을 통해 예수님의 향기를 전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채널을 통한 선교 전략도 무시할 수 없다. 아랍어와 영어로 된 복음 콘텐츠를 온라인상에서 안전하게 공유하고, 관계 속에서 링크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료를 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 오만에서 ‘창의적 접근’이 요구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선교는 더 이상 단순히 전단지를 돌리고, 거리에서 외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관계 속에서, 직장 속에서, 디지털 세계 속에서 조용히 이루어지는 '예수 중심의 삶의 증거'가 복음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오만은 폐쇄된 땅이 아니다. 오히려 섬세한 준비와 창의적인 접근이 있다면, 하나님의 나라를 심고 가꾸기에 적합한 땅이다. 이제는 위험을 피해 숨는 것이 아니라, 지혜와 전략으로 이 땅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소수의 일꾼들이 숨죽이면서 기도하고 하나님이 하셨던 그 선교의 꿈을 그 땅의 사람들이 꾸도록 행보하고 있다. 그들의 값진 행보가 반드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기도하는 선교사들이 많아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