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부정부패가 난무하고 진실된 리더가 그리운 시대가 된 것 같다. 보통 우리가 리더십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리더십 담론은 종종 리더의 성과, 전략, 추진력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결국 한 사람의 인격과 성품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된다. 이렇게 볼 때, 실력은 존경을 보장하지 않는 것 같다. 이는 그들의 영향력이 직위가 아니라 도덕적 권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러면 면으로 볼 때, 리더십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인격이라는 내면적 토대 위에 세워진 관계적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구조가 취약하면 아무리 조직의 외형을 세워도 결국 붕괴하고 말것이다.


단기 성과 vs. 장기 존속

저 밖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리더들을 둘러보자. 일반적으로 욕망 중심의 리더는 단기적 성과를 빠르게 낼 수 있다. 그러나 성과를 유지할 내면의 일관성(inner consistency)이 없다면, 결국 자신이 만든 시스템에 스스로 걸려 넘어지게 될 것이다. 또한 주변 사람들의 존중을 강요하지만, 내면에서는 불신과 회피를 자초한다. 결국 팀은 성과보다 신뢰 결핍으로 먼저 무너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건강한 리더는 어떠한가? 아마돟 자신에게 먼저 적용되는 도덕적 기준을 갖고 있으며,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물을 것이다.그러면 리더십의 핵심은 영향력이 아니라, 책임(response-ability)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하기에 인격의 결핍은 영향력을 왜곡시키고, 조직을 병들게 만드는 것이다.

신뢰의 핵심은 정직성

한 글로벌 리더십 조사에서 "신뢰받는 리더의 핵심 자질"로 정직성이 모든 항목 중 가장 높게 평가된 적이 있었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덕목이 아니라, 리더십의 생존 조건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결국 정직하지 못한 조직은 외부로부터의 신뢰를 잃고, 내부로부터의 결속력을 상실한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정직성은 사실을 말하는 차원을 넘어, 내면과 외면이 일치하는 진실한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다. 리더는 실수할 수 있지만, 정직하지 않으면 회복할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고 마는 것이다. 이처럼 신뢰는 정직성 위에 세워지는 유일한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성품 리더십은 곧 예수 중심 리더십

크리스천 리더십은 조직관리 기술이나 영향력 기법을 넘어서는 것이다. 진정한 리더는 예수님의 성품을 삶 전체에 반영하는 사람이다. 리더십은 정체성의 연장이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이 리더십의 본질을 결정한다.

예수님은 리더십을 행사하시되, 그것을 섬김과 자기 비움의 방식으로 드러내셨다. 그는 단 한 번도 타인을 도구화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죄인들과 나란히 걸으며, 신뢰할 수 있는 삶의 본보기로 자신을 내어주셨다. 이 모습이야말로 성품 기반 리더십의 본질이다. 성품은 훈련보다 내면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크리스천 리더십의 핵심은 ‘성령의 열매’를 삶에서 구현하는 것이다.

성령의 열매는 성숙한 리더의 증표

이번에는 이러한 리더십의 모습을 성경을 통해서 보자. 갈라디아서 5장의 성령의 열매(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는 성품 리더십의 실체적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도덕적 습관이 아니라, 성령과 동행하는 존재에게 드러나는 자연스러운 결과물인 것이다.

성령을 따르는 리더는 세상의 성과 중심 사고에서 벗어난다. 그들은 영향력보다 부르심(calling)을 좇고, 결과보다 동기(motive)를 먼저 점검한다. 이는 전략이 아니라 영성의 문제이다. 그래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리더는 섬김의 자세로 조직을 이끌 수 밖에 없다. 그들은 권위를 휘두르지 않고, 책임을 지고 먼저 무릎을 꿇는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강함이다. 약함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짜 리더인 것이다.

그로인하여, 성령의 사람은 온유함과 절제로 축복의 통로가 된다. 예수님은 자신을 “온유하고 겸손하다”고 하셨고, 팔복에서 “온유한 자는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라고 하셨다. 이처럼 온유는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약함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힘을 절제하는 통제력이며, 공동체를 치유하는 리더의 핵심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거울 앞에 선 리더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하고 싶다. 리더십은 바로 '관계력'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어쩌면 리더의 실패는 전략이 아니라 관계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오늘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대화는 어땠는가? 불편함은 없었는가? 혹시 회복되지 않은 감정이 일상을 흐리고 있지는 않은가? 관계의 깨짐은 리더의 죄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리더는 자신을 돌보는 사람이어야 한다. 자기 인식(self-awareness), 자기 수용(self-compassion), 자기 제어(self-control) 없이는 타인을 이끌 수 없다. 그리고 성령의 열매는 결국 관계의 회복을 가능케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조직 내의 윤활유이며, 리더십의 본질적 신뢰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정직한 리더들이 지켜내야 할 유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