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흔들릴수록,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 당신도 한 번쯤 이런 사람이 부러웠을 것이다. 회의 시간에 누가 날카롭게 쏘아붙여도, 식당에서 서빙이 엉망이어도, 심지어 SNS에서 악성 댓글이 달려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조용히 상황을 정리하는 사람. 반응하지 않고, 중심을 지키며,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 말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혹은 ‘저 사람은 성격이 원래 저런가 보다’ 하며 선을 긋기도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사실 뇌과학과 심리학은 말한다. 감정에 휘둘릴 것인가, 선택할 것인가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훈련’으로 가능하다.


화를 내는 사람들: 그 원인은 '자극'이 아니라 '습관'

한국갤럽이 2024년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7명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화가 난다”고 답했다. 그 중 43%는 “하루에도 여러 번” 화를 느낀다고 했고, 분노의 주요 원인은 “사람 간의 무례한 태도”, “운전 중 끼어들기”, “상사의 부당한 말투” 등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이 감정이 폭발할 경우 하루 전체의 컨디션이 망가지거나, 후회로 이어진다는 응답도 60%를 넘겼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화내는 이유는 ‘그 사람 때문’이 아니라, ‘습관적 반응’ 때문이다.

정신의학자 빅터 프랭클은 이런 말을 남겼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 안에 우리의 자유와 성장의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그 ‘공간’을 만들지 못한 채, 자극이 오면 즉각 반응해버린다. 누가 나를 무시하면 곧장 정색하고, 차에서 경적이 울리면 나도 더 크게 울린다. 마치 감정이라는 리모컨을 남의 손에 쥐어주고, 그들이 버튼을 누를 때마다 춤추는 인형처럼 반응한다.

감정의 주인이 되는 법: 반응 대신 선택하라

자, 그럼 어떻게 해야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우선, 내 감정을 '관찰'하는 연습부터 시작하자. 화가 났을 때, “내가 왜 이렇게 화가 났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것만으로도 뇌는 즉각적으로 감정을 다스리기 시작한다. 하버드 의대의 연구에 따르면, 감정의 이름을 붙이고 의식적으로 관찰하는 사람은 분노 수치가 30% 이상 낮아진다고 한다. 즉, "화났다!" 대신 **“지금 나는 무시당한 느낌이 들었구나”**라고 말하는 것이 휘둘리지 않는 첫 걸음이다.

그리고 ‘내 중심’을 바깥이 아닌 안쪽에 두자. 휘둘린다는 것은 내 감정의 기준이 ‘남’에게 있다는 뜻이다. “저 사람이 나를 무시했어” → “그래서 나는 화나야 해.” 이런 연쇄 작용이 일어난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 주도권을 바깥에 둘수록 더 자주 분노에 빠진다. 오히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보라.

“내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누구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자존감이란 내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린 것이지, 누가 뭐라고 하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다.

다음은, ‘감정 정지 버튼’을 만들자. 불쾌한 일이 생겼을 때, 무조건 10초를 세거나, 깊은 숨을 두 번 쉬는 것도 효과적이다.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 실험에 따르면, 10초만 반응을 지연시켜도 감정적 충동은 50% 이상 감소하며, 합리적 판단 능력은 2배 이상 증가한다. 감정에 끌려가기 전에 스스로에게 ‘정지 버튼’을 누르는 것, 그것이 감정의 주인으로 사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