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열 교수] 글로벌 환경의 도전과 선교적 과제 [3]

이호열 교수 승인 2024.09.26 15:22 | 최종 수정 2024.09.26 15:36 의견 0

구세대와 신세대의 판단 기초 비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평화의 왕으로 세상에 오셨으며 교회는 세상의 갈등을 치유하고 평화를 이루어야 하는 사도적 사명을 안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는 외적인 자기 복제와 성장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세상의 갈등을 끌어안는 노력을 한층 기울여 나가야 한다. 연세대학교의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구세대와 신세대의 갈등이 해소되기 어려운 이유로서 그들의 판단 기초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곧 구세대는 행동을 할 때 이것이 윤리나 양심에 근거하여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를 따져 물었지만 신세대는 옳고 그름보다 ‘좋으냐 싫으냐’에 기준을 두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물론 좋고 싫음에도 나름대로의 도덕적 판단은 들어 있겠지만 구세대로서는 현실적 차이를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다는 것이 세대 갈등의 하나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므로 세대 간의 인식과 사고방식의 차이를 깨닫고 소통의 기술을 발휘하는 것이 선교에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Old Generation Vs. New Generation


초대교회에서 복음은 분열된 사회를 치유하고 사랑의 공동체를 만 들어내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소유를 가져와 함께 사용했고, 엄격한 신분제도의 틀을 유지하는 로마제국 내에서 주인은 노예를 형제자매로 대우했다. 또한 철저한 남성우월주의와 가부장 제도의 사회에서 기독교인인 남편은 진심으로 아내를 존중했고 부부들은 아가페 사랑을 실천하며 서로 섬겼다. 이렇게 높아만 보이던 사회적 장벽이 무너지며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온전한 가정과 교회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한국선교 역사의 초기 교회인 곤당골 교회에서도 왕족인 장로와 백정 출신의 장로가 함께 협력하여 교회를 섬겼다. 성도들의 진실한 사랑과 섬김에 감동된 사람들이 교회로 밀려 들어왔다. 선교학자 레슬리 뉴비긴 (Lesslie Newbigin)은 ‘회중은 복음의 해석 공동체’라고 말했다.

곧 성도들을 통해서 기독교 복음이 분명해진다는 이야기다. 오늘날 ‘선교의 위기’라 는 진단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러다가 수많은 신자들이 떠나고 교회가 문을 닫아 버린 유럽 교회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위기의 본질은 교인의 감소가 아니라 복음이 사회적 장벽을 무너뜨리고 갈등을 해소하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교인이 적든 많든 복음이 신분과 세대, 빈부의 갈등을 해소하고 치유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면 결코 위기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만일 거꾸로 복음이 전해진 곳에서 여전히 신분과 세대, 빈부 의 갈등을 외면하거나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면 커다란 위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선교나 목회 사역자는 교회 공동체가 복음의 충실한 전달자와 실천가로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코칭은 이러한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 쓰여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위클리 리더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